리뷰/감상/후기2013. 4. 2. 00:51

 

무시우타 00. 꿈의 시작
2007/08/31 출간

이와이 쿄헤이 저
LLO(るろお)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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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의 첫 임무는 특환의 직원 10여 명을 전멸시키고 도망치고 있는 충빙 '겨울반딧불이'의 포획이었다. 몇 개의 꿈이 장렬한 전투를 계속하던 끝에 혼자 남게 된 '뻐꾸기'는 눈 내리는 거리 모퉁이에서 소녀와 만난다. 아련한 눈으로 그와 똑같은 꿈을 이야기하던 이 소녀가 바로 '겨울반딧불이' 였던 것이다!
그리고 '벌레날개'의 전설적인 충빙 타치바나 리나의 탄생의 비밀이 밝혀진다.

운명의 충빙들의 만남으로 시작되는 최고이자 최악인 꿈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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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우타 00권은 무시우타 시리즈의 프리퀄입니다. 사실 무시우타는 프리퀄이 두 개인 작품입니다만, 같은 프리퀄인 무시우타 bug와 비교했을 때 00가 시간상 더 앞입니다. 즉 시간순서는 무시우타 00 - 무시우타 bug - 무시우타 본편이 됩니다.

이 책에는 꿈의 시작/꿈의 황혼, 두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중 꿈의 시작은 이와이 쿄헤이가 무시우타를 집필하는 계기가 된, 2003년 잡지 『더 스니커』에 투고한 단편을 살짝 손본 것이며 꿈의 황혼은 책을 내며 새로 쓴 부분입니다.

책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00권이라는 것의 '위치'에 대해 살짝 말을 해볼까 합니다. 이와이 쿄헤이가 잡지에 『꿈의 시작』을 투고한 것이 2003년. 같은 해에 무시우타 시리즈 시작, 다음해인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동일 잡지인 『더 스니커』에 프리퀄 「무시우타 bug」 연재. 무시우타 00권이 나올 당시 이미 본편은 9권, bug는 5권이 출간된 상황이었습니다. 무시우타 00권이 국내에 발간된 것은 2008년 8월 7일. 국내 독자들 역시 9권까지 읽고 00권을 읽었습니다. 무시우타 본편이 14권, 잘 해봐야 15권에서 완결날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으로 볼 때 본편과 bug 모두에서 나올 등장인물들은 다 나왔고 사건만 굴러가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00권 등장인물 셋은 본편에서 활약하기 때문에 국내 독자들도 읽으면서 bug를 읽은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이들에게 00권은 말 그대로 '시리즈의 뿌리' 이었고, 등장인물들을 좀 더 이해하고 감정이입할 수 있게 해주는 글이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무시우타 시리즈를 새로이 읽기 시작하는 독자는 00권을 다른 사람들처럼 9권까지 읽고 읽어야 할까요, 가장 먼저 읽어야 할까요?

저는 1권을 읽고 00권을 읽은 다음 2권을 읽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1권은 마지막에 있는 매듭을 칼로 자른 것과 같은 분위기가 굉장히 강렬한데, 00권을 읽으면 그 느낌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2권 이후부터는 00권을 미리 읽었다고 감상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9권까지 가지 않고 1권을 읽은 다음 00권을 읽으면 1권 마지막 부분이 주는 감정이 아직 희석되지 않은 때라 내용을 좀 더 깊게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무시우타 시리즈에서 주목하며 읽을 부분은 사춘기 소년 소녀들이 마음속에 안고 있는 상처들과 서로간의 교류를 통한 상처의 치유, 그에 따른 정신적 성장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무시우타의 주인공이 누구냐, 라고 물어보면 모든 등장인물이 주인공이라 대답합니다. 가끔 보면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뻐꾸기 이거는 주인공이라면서 이번 권에는 등장도 안 하네, 라든가, 솔직히 겨울반딧불이 뜨면 상황 종료되는데 뻐꾸기는 페이크 주인공이고 시이카가 진주인공 아님?ㅋ 라든가, 왜 조연 이야기로 한 챕터 때움? 이거 작가가 뺑끼치는 거 아녀? 스토리 진행을 해야지 작가 병신이 등등. 혹시 판타지 세계관에서 주인공과 그 일행들이 우정과 용기와 주인공 보정으로 라스트 보스를 때려잡는 이야기를 상상하고 기대하며 무시우타를 집었다면, 틀림없이 실망하실 겁니다. 중심 줄거리는 틀림없이 그런 내용이지만, 주제와 연관되는 내용은 줄거리가 아닌 그런 가지들에 실려있으니까요. 혹시 그런 '영웅담'을 읽기 바라시는 분은 괜히 집었다가 욕하면서 던지지 말고 다른 책을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무시우타의 등장인물들은 영웅이 되기에는 너무나도 상처입고 지쳐서 서로 기대지 않으면 서있을 수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무시우타는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가 가속되는 점입가경 형 소설이니 미묘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조금 더 읽어보고 판단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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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rka